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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노트

2024년과 2025년

by 바우랑햄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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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총평은 "정말 힘들었다."이다.

예상치 못하게 애라고밖에 할 수 없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너무 깊이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식음을 전폐할 정도였다. 내 감정을 내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나를 좋아하지도 않고, 나를 좋아할 가능성도 없는 사람이었다. 같이 있으면서도 같이 있는게 힘들었다. 다행히도 발령이 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러고도 빠져나오는데 몇 달이 걸렸다. 나에게서 없는 사람처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다행히 상대가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그나마 몇 달만에 빠져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사람때문에 감정기복이 가장 심했던 시간이었다. 기쁨의 크기만큼 슬펐고, 웃었던 기간만큼 울었다. 그래도 눈에서 안보였기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끔 마주치면 그 무관심에 여전히 상처 받기는 하지만 다시 금방 회복한다. 아예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일은 어느때처럼 힘들었다. 문제도 많고 사업도 많은 자리에 배정을 받았다. 혼자서 일만 했다. 사람들 다 퇴근할때 맨날 야근했다. 여전히 그러고 있다. 거기에 이번에 동기들 발령 받는 걸 보니 내 자리가 얼마나 최악인지 더욱더 느꼈다. 내 위치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곧 떠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매몰비용이 아깝더라도 나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승진을 하면 좋은데, 아마도 그러지는 못할 것 같고, 동기들에게 밀릴 것 같다. 일을 이렇게 해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것 같다. 상황봐서 나가자. 나의 업무수행능력보다도 내 평판이 내 성적표를 좌우하고 있다. 이번 기회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확실히 알았으니 조만간 나가도록 하자. 어딜 가든 남들이 버린 자리 갈 것이다. 사람도 일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직장생활할꺼다. 그냥 아예 밀리고 말자. 어쨌든 내년은 여기서 버티게 될 것이다. 2026년은 모르겠다. 그때가 나갈 시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커피는 내 괄약근을 이완시킨다. 그래서 커피를 먹으면 항문이 가렵다.
양반다리를 하면 일어나서 바로 걸을때 힘들다.
잠자는 자세가 좋지 않다. 어깨가 거상되는 느낌이다. 그러면 목이 짧아진다. 점점 못나진다.
술을 먹으면 다른 사람에게는 다음날에 오는 숙취가 나는 바로 온다. 바로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바로 토한다. 

올해 몸무게가 73에서 시작해서 65로 끝날 것 같다. 최저는 63이었다. 

이제 내 인생이 보이는 것 같다.
성인이 된 후로 23년이 지났고, 이 정도 시간이면 대체로 인생의 모습이 정해진 것 같다. 아마도 앞으로도 비슷하게 살아갈 것이다.
(연애) 내가 좋은 사람도 나를 좋다는 사람도 없는 채로 혼자서 지내고 있을 것이다.
(일) 남들이 버린 자리만 다니게 될 것이다. 일은 많이 하면서도 성적표는 여전히 형편 없을 것이다.
(부모) 여전히 저 상태일 것이다. 
사주에서는 2025년 생일이 지나면 내가 44살이 될 때 풀린다는데, 지난 24살, 34살을 돌이켜보아도 좋아진 적은 없다. 그저 살아왔던대로 앞으로도 살게 될 것 같다. 변화라면 내가 활동량을 많이 줄일 것이라는 것. 의도적으로. 투명인간이 되기 위해. 

투명인간, 고요한 삶을 위해 활동량을 줄인다.
회사에서는 사무실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도 적당히 한다. 도시락 먹으면서 사무실에서만 지낸다. 어차피 일만 해야 한다. 그러면서 내 성적표를 잘 본다. 연말에는 결정해야 할 것이다.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인사상담따위는 하지 않는다. 2번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다. 승진자만큼만 오른다면 나간다. 동기와의 연락과 만남도 자제한다. 회사의 성적표는 내 일의 양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다
걷기, 청약 도전, 돈 모으기, 생필품 사기, 몸무게 55 만들기, 피부관리, (집에 있는) 책 읽기, (집에 있는) 책 공부하기

안한다
여행, 운동, 공부, 저녁모임, 음식점, 신발-가방-책 사기

이제 목표같은 건 없다. 감정기복없이 조용히 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방향이 정해지면 말과 행동이 정해진다. 말과 행동으로 방향이 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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